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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려다 아무것도 못하게 될 때

by 로로팩트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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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주 완벽해지고 싶어 한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최고로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고, 실수 없이 깔끔하게 끝내고 싶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는 욕심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완벽을 추구할수록 우리는 더 쉽게 지치고, 쉽게 멈춘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건, 대부분 완벽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완벽주의는 겉으로 보기엔 성실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취약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 부족하다는 불안,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 이런 감정들이 겹쳐지면서 ‘잘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바뀌고, 그 압박은 끝내 우리의 행동을 가로막는다. 그래서 완벽주의자일수록 일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시작해도 끝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욕망이지만, ‘완벽해야만 한다’는 강박은 삶을 어렵게 만든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고,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도 없다.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도 없고,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지’라는 기준을 세우고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냉정해지고, 사소한 실수에도 자책하며 무너진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 연습은 ‘적당히’의 미덕을 배우는 것이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100점이 아니어도 괜찮다. 60점짜리라도 시작하는 것이, 머릿속에서만 굴리는 100점짜리 계획보다 훨씬 가치 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쓰려 하면 한 줄도 못 쓴다. 대신 엉성하더라도 일단 쓰고 나중에 다듬으면 된다. 시작은 언제나 불완전한 것이다.

두 번째는 ‘실수에 관대해지는 연습’이다. 실수를 하면 실패했다고 여기기보다, 그 안에 배움이 있다고 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실수는 창피한 것이 아니라, 성장의 일부다. 유명한 예술가나 운동선수들도 수많은 실패 끝에 빛을 발했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실수의 유무가 아니라, 실수를 대하는 태도다.

세 번째는 타인의 시선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이다. 완벽주의는 많은 경우 ‘보여지는 나’를 의식하면서 생긴다. “이렇게 하면 무시당하지 않을까?”, “이걸 올리면 비웃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나를 움츠러들게 만든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다들 자기 인생 살아가기 바쁘다. 내가 한 실수, 내가 올린 어색한 글, 내가 한 어정쩡한 발표는 금세 잊히고 만다. 그러니 조금 더 편하게 살아도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은,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더 멀리 가기 위한 방식이다. 완벽하려다 무너지기보단, 부족한 채로 계속 가는 것이 결국 더 나은 결과를 만든다. 삶은 정답지처럼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 뭔가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게으른 게 아니라 너무 잘하려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냥 ‘충분히 괜찮은’ 수준으로 시작해보자.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당신은 스스로 생각한 것보다 훨씬 멀리 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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